양측 모두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대한 우려를 표하지만, 한국의 대응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보수 측은 대미 투자를 지연하거나 기존 합의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의 표적이 될 위험을 강조하며 이행을 주장하는 반면, 진보 측은 즉각적 이행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다른 중견국들과의 다자적 협력을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수 측 논리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새로운 고율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지시하며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이 대미 투자 이행을 늦추거나 기존 합의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관세 외에도 핵추진 잠수함 등 다른 전략적 합의와 맞물려 보복의 집중 타깃이 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대비와 함께 기존 합의를 차분히 이행해야 한다.
진보 측 논리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은 계속될 것이며, 상호관세 무효화로 한-미 관세 합의의 전제가 사라졌지만 미국의 보복 가능성과 대미 안보 의존도를 고려할 때 섣부른 재협상 요구는 위험하다. 따라서 정부가 기존 합의를 이행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로는 유럽연합 등 다른 중견국들과 협력하여 트럼프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고 규범에 기반한 다자 무역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종합
이 갈등은 현재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중견국들이 직면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당면한 강대국의 일방적 압박에 순응하여 즉각적인 보복을 피할 것인가, 아니면 국제 규범과 다자적 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가 이익과 무역 질서를 수호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정책 선택의 기로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개방형 통상국가로서의 생존 전략과 직결되는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