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과학·기술

누리호 5차 첫 정시 발사로 위성 14기 사출·군집위성 5기 교신…큐브위성 1기는 사출관 못 나와

10월 7일 낮 12시 25분,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로 발사됐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한국의 독자 3단 발사체(로켓)다. 이번에 실린 위성은 15기로 역대 가장 많았다.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올라 위성 14기를 내보냈고, 주탑재위성 5기는 그날 저녁까지 모두 지상국과 교신했다. 나머지 1기는 한 스타트업이 만든 작은 큐브위성이었는데, 발사체에서 떨어져 나오지 못했다. 정부 우주 정책을 맡은 우주항공청은 이 위성의 미사출이 발사 성공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발사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이 판정이 맞다. 하지만 '별개'라는 말로 이 일을 닫아서는 안 된다. 누리호는 앞으로 작은 위성 여러 기를 함께 실어 주는 발사 서비스를 사업으로 하려 한다. 그런 서비스에서는 실린 위성이 발사체 밖으로 나와 임무를 시작했는지가 서비스가 제대로 됐는지를 가르는 결과다. 이번 발사는 발사체의 실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것과 함께, 그 실력을 서비스로 팔기 전에 채워야 할 빈칸이 어디인지도 보여 줬다.

발사체는 정해진 일을 해냈다

먼저 짚을 것은 누리호가 발사체로서 미리 정한 기준을 넘었다는 점이다. 항우연은 발사 전에 성공 기준을 '주탑재위성 5기를 고도 570㎞ 기준 오차 15㎞ 이내에 안착시키는 것'으로 정했고,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의 안착은 부차적 임무로 따로 구분했다. 2025년 11월 4차 발사 때의 허용 오차 35㎞보다 훨씬 좁은 기준이다. 누리호는 고도 약 576㎞에서 주탑재위성 5기를 모두 정상적으로 떼어 냈다. 위성끼리 부딪히지 않도록 35~40초 간격으로 하나씩, 내보낼 때마다 자세를 바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분리했다.

운용 능력도 달라졌다. 이날 누리호는 발사관리위원회가 그날 오전에 정한 낮 12시 25분에 정확히 이륙했다. 다섯 번의 발사 가운데 예정 시각을 지킨 것은 처음이다. 이 위원회는 우주항공청장이 위원장을 맡아 기상과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따져 발사 여부와 시각을 정한다. 민간 기업의 역할도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누리호의 체계종합기업(발사체 전체의 제작과 조립을 맡는 기업)으로 선정됐고, 4차부터 제작과 총조립을 맡아 왔다. 이번에는 발사통제센터의 발사체 관련 콘솔 22개 가운데 20개에 인력 23명을 넣었고, 그중 18명이 직접 콘솔을 조작했다. 원래 항우연 인력이 하던 일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는 정부 주도로 발사하고 2029년부터 민간 주도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발사가 끝났다고 주탑재위성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 주탑재위성은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사업을 총괄한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로, 한 기 무게가 100㎏이 안 되는 지구관측위성이다. 같은 위성 여러 기를 함께 돌려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자주 찍는 것이 목적이다. 5기는 6호(오후 1시 8분)부터 5호(오후 5시 52분)까지 차례로 첫 교신을 마치고 초기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 2~3개월에 걸쳐 궤도를 따라 72도씩 간격을 벌리고, 장비 점검과 시험 촬영을 거친 뒤 관측에 투입된다. 2027년 6차 발사로 5기를 더 올려 10기가 되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는 것이 목표다.

발사체의 책임은 '정상 신호'까지

이 성공에 끼지 못한 예외가 하나 있다. 우주 스타트업 쿼터니언이 만든 퍼샛02다. 무게 3.1㎏의 큐브위성으로, 제주 주변 해양쓰레기와 해류를 6개월 동안 관측하고 국산 위성 부품을 우주에서 검증할 계획이었다. 큐브위성 10기는 두 기씩 다섯 차례에 걸쳐 내보낼 예정이었고 퍼샛02는 세 번째 순서였다. 그런데 중계 영상에는 함께 나갈 예정이던 위성 '율리시스'만 분리되는 모습이 잡혔다.

퍼샛02가 왜 나오지 못했는지 이해하려면 큐브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되는 방식부터 알아야 한다. 큐브위성은 발사체에 직접 붙지 않는다. 사출관이라는 상자에 담겨 실리고, 발사체가 명령을 보내면 사출관 덮개가 열리면서 안에 든 스프링의 힘으로 위성이 튀어 나간다. 항우연은 누리호가 퍼샛02의 사출관에 분리 명령을 정상적으로 보냈지만 덮개가 열리지 않았고, 분리 완료 신호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영상으로도 위성이 나가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 설명을 근거로 책임의 경계를 그었다. 큐브위성은 위성을 만든 쪽이 사출관을 직접 만들어 오거나 사 오는 구조다. 그러니 발사체가 정상 신호를 냈는지까지가 발사체의 책임이고, 그 뒤에 생긴 문제는 '사출관 이슈'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큐브위성을 10개, 20개, 30개씩 실어 나르게 되면 개별 위성의 사출 문제는 발사체 성공 여부와 분리해서 판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논리는 타당하다. 상자 하나가 열리지 않았다고 해서 위성 십수 기를 목표 궤도에 정확히 데려간 발사체를 실패로 부를 수는 없다.

경계가 정해 주지 않는 것

그러나 이 경계가 정해 주는 것은 발사체의 성공 판정이지 미사출의 원인이 아니다. 오 청장도 덮개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는 "말씀드리기 이른 측면이 있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발표에는 원인도, 발사 전에 사출관을 누가 어떻게 점검했는지도 나오지 않았다. 쿼터니언이나 사출관을 만든 쪽의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정상 신호'는 발사체 쪽 기록이 보여 주는 사실이다. 그 신호가 나간 뒤 덮개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는 아직 아무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것을 가릴 자료인 원격수신정보와 비행 영상은 발사 기관인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이 갖고 있다.

원인 규명을 발사 기관이 맡아야 하는 이유는 이날 발표 과정이 보여 준다. 우주항공청은 비행이 끝난 직후인 낮 12시 45분께 주탑재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가 모두 사출됐다고 언론에 알렸다. 그런데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해 보니 큐브위성은 9기만 나간 것으로 드러나 오후 2시 브리핑에서 숫자를 고쳤다. 큐브위성이 나갔는지 확인하는 일은 처음부터 발사 기관의 몫이었고, 일이 순조로워 보일 때는 큐브위성 사출도 발사의 성과로 함께 발표됐다. 사출이 성공하면 발사의 성과로 알릴 수 있다면, 사출이 실패했을 때 원인을 밝히는 일도 발사 기관이 끝까지 맡아야 한다.

게다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23년 3차 발사 때도 한국천문연구원의 큐브위성 도요샛 3호 '다솔'이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정부는 비행 자료를 분석해 그렇게 판단했다. 누리호가 실제 임무 위성을 실어 나르기 시작한 뒤 치른 세 번의 발사에서 큐브위성 두 기가 사출관을 나오지 못한 셈이다. 이번에 사출된 9기 가운데 대전시의 '대전샛 1호'도 아직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함께 실린 위성들의 상태를 모아 10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큐브위성을 만든 쪽에게 미사출 한 번은 작은 오차가 아니다. 쿼터니언에게는 두 번째 좌절이다. 이 회사는 2025년 4차 발사에 실은 퍼샛01의 위치를 초기 9일 동안 찾지 못해 끝내 제주 해양쓰레기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국내외 지상국을 늘리고 신호 수신 장치를 이중으로 갖췄지만, 위성은 궤도에 나가 보지도 못했다. 다음 누리호 발사인 6차는 2027년 하반기로 잡혀 있다. 국산 발사체로 다시 도전하려면 적어도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발사 서비스라면 무엇을 성공이라 부를까

이 경계는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정부 계획대로 2029년부터 민간이 발사를 주도하면, 발사체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는 정부의 성공 판정 기준이 아니라 발사 기업과 위성을 맡긴 고객 사이의 약속이 된다. 이날 일문일답에서 발사 기관 측은 상업 발사 서비스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통계적인 발사 신뢰성을 꼽았다. 그래야 보험 가입 같은 여건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벌려면 자주 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는 발사가 1년에 한 번뿐이면 인력과 설비 유지비를 그 한 번이 다 떠안는다며 연 4회는 쏴야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는 항우연 시뮬레이션을 전했다. 자주 쏘려면 실을 고객이 많아야 한다. 그 고객이 따지는 성공은 '발사체가 궤도에 갔는가'보다 '내 위성이 나와서 일을 시작했는가'다.

그러니 누리호 5차의 성공 판정을 뒤집을 이유는 없지만, 미사출을 '별개'로 분류하고 넘어가는 지금의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퍼샛02의 덮개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 분석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큐브위성을 실을 때 사출관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점검하는지도 밝혀야 한다. 발사 결과를 알릴 때는 '발사체 성공'과 나란히 '실린 위성 가운데 몇 기가 나와 교신했는가'를 같은 무게로 보고해야 한다. 발사체가 해야 할 일을 해낸 날, 그 성과를 서비스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함께 드러났다. 10월 13일의 발표가 그 첫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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