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경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조 신기록에도 주가 2.4% 하락…DS 성과급 '7.5억'은 노조의 세전 추산

삼성전자가 10월 8일 아침 발표한 3분기(7~9월) 잠정실적은 매출 약 195조원, 영업이익 약 107조4000억원이다. 둘 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이고, 국내 기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1년 전 같은 분기 영업이익(12조1700억원)의 약 9배다. 그런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올랐다가 전날보다 2.42% 내린 26만2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약 2조원, 약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루 전에는 다른 숫자가 화제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조직인 DS부문이 직원들에게 특별 성과급의 지급 기준을 공지했다. 그러자 최대 노조가 연봉 8000만원대 초반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면 약 7억5000만원을 받는다는 추산을 내놨다. 사상 최대 이익, 떨어진 주가, 연봉의 9배가 넘는 성과급이다. 아래에서 세 숫자가 각각 무엇을 뜻하고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차례로 짚는다.

주가: 기록은 이미 예상돼 있었다

주가가 내린 이유로는 107조원이 시장에 새 소식이 아니었다는 설명이 가장 유력하다. 증권사 전망을 모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106조6401억원, 매출 200조6417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이 전망을 약 0.7% 웃도는 데 그쳤고, 매출은 약 2.8% 밑돌았다. 주가는 앞으로의 이익에 대한 기대를 미리 반영하며 움직인다. 그래서 모두가 예상한 기록은 주가를 더 밀어 올릴 재료가 되지 못한다.

같은 일은 앞서도 있었다. 7월 7일 2분기 잠정실적 때도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그날 약 7% 떨어졌다.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도 9월 30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내렸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이날 하락을 두고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보다는 반도체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의 실적보다 내년 이후 이익 지속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이달 말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회사가 2027년과 2028년 메모리 사이클을 확신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와 전망치를 제시하는지가 관심사라고 했다. 시장의 질문이 '이번 분기가 얼마나 좋았나'에서 '이 이익이 몇 년 더 가나'로 넘어갔다는 뜻이다.

다만 그날은 시장 전체도 약했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36%대까지 치솟았고, 국내 거래 시간에도 금리와 국제유가가 다시 올랐다. 코스피는 2.62% 내려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을 지금 가치로 환산할 때 더 많이 깎이기 때문에 기술주가 특히 압박을 받는다. 수급 요인도 거론됐다. 골드만삭스는 자사주 매입 종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옵션 만기를 단기 매도 압력으로 지목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 발표 뒤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봤다. 이 요인들이 하락에 각각 얼마나 작용했는지 따진 자료는 없다. 그래도 어느 설명도 이번 실적이 나빴다거나 반도체 호황이 꺾였다고 보지는 않는다.

시장이 기다리는 답

메모리 호황이 언제까지 가느냐에 대해 회사와 시장조사기관은 아직 낙관 쪽이다. 삼성전자는 7월 실적 설명에서 증설에 시간이 걸려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오르되 상승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은 계속 오르지만 오르는 폭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반대편에는 우려도 있다. SBS 김범주 기자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면서 인공지능 투자에도 언제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걱정을 전했다. 이번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별 이익도 순이익도 없다. 이 질문에 대한 회사의 다음 답은 사업부별 실적과 함께 나올 10월 29일 콘퍼런스콜에서 나온다.

7억5000만원은 어디서 나왔나

하루 전 화제가 된 7억5000만원도 같은 질문에 달려 있다. 그 숫자를 이해하려면 성과급 제도가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봐야 한다.

출발점은 경쟁사였다. 2025년 9월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개인 상한 없이 10년간 성과급으로 주기로 합의하자,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왜 하이닉스만큼 못 받느냐'는 불만이 커졌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조합원은 그해 9월 6300명에서 올해 4월 약 7만6000명으로 불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상한 없이 10년간 달라고 요구했고, 회사는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를 고수했다. OPI는 경제적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재원을 정하고 개인별로 연봉의 50%까지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총파업을 하루 앞둔 5월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잠정합의가 나왔고, 조합원 투표를 거쳐 5월 27일 임금협약이 체결됐다.

이 합의로 생긴 것이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이다. 기존 OPI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을 2026~2035년 실적에 얹는다. 재원의 40%는 DS 전체에 공통으로, 60%는 사업부 성과에 따라 나누며 개인 상한은 없다. 대신 2026~2028년에는 해마다 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야 지급한다. 재원이 이익에 비례하므로 이익이 이어지면 성과급도 커지고, 어느 해 DS 이익이 200조원에 못 미치면 그해 특별경영성과급은 없다. 세금과 보험료를 뗀 뒤 전액 자사주로 주고, 그중 3분의 1만 바로 팔 수 있으며 나머지는 1년·2년씩 팔 수 없다. 10월 7일 공지는 이 합의를 구체화한 것으로, 사업부별 지급률은 2027년 2월에 알리고 2027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월 말~4월 초에 지급한다는 일정이 담겼다. 같은 회사라도 스마트폰·TV·가전을 맡은 DX부문 직원은 기존 OPI 외에 약 600만원어치 자사주를 더 받는 데 그친다. 그래서 DX 직원 중심 노조들은 합의 이후에도 항의를 이어 왔다.

7억5000만원은 이 제도에 노조가 가정을 넣어 계산한 값이다. 초기업노조는 연봉 8000만원대 초반 직원을 기준으로 기존 OPI까지 합친 세전 금액을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조직 약 5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약 2억4000만원으로 추산했다. 실제 지급액은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계산에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 약 370조원을 넣었는데, 이 370조원이 DS부문 전망인지 회사 전체 전망인지는 보도마다 다르다. 파이낸셜뉴스는 DS부문 전망으로, 중앙일보는 삼성전자 전체의 증권가 컨센서스로 적었고, 노조는 계산 전제를 공개하지 않았다. 2분기에는 DS부문이 전사 영업이익의 약 99.7%를 벌었으므로 두 값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노조가 쓴 사업부별 이익과 대상 인원, 기준 연봉이 공개되지 않아 이 추산을 밖에서 다시 계산해 볼 수는 없다.

직원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도 이보다 적다. 회사는 지급할 때 소득세 최고세율 45%에 지방소득세 4.5%를 더한 49.5% 수준으로 원천징수한다. 여기에 건강·고용보험료까지 단순 적용하면 7억5000만원에서 약 3억4000만원이 남는다. 최종 세금은 2027년 연말정산에서 개인별로 정해져 일부를 돌려받는다. 주식으로 받는 몫의 가치는 지급일과 매도일의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성과급은 주가 하락의 원인이 아니지만, 주주 몫과는 이어져 있다

두 소식이 같은 날 한 기사에 실렸다고 해서 성과급이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볼 근거는 없다. 10월 8일 하락을 설명한 전문가 가운데 성과급을 원인으로 든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직원 성과급과 주주의 몫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회사 공시로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FCF는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빼고 남은, 회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이다. 회사는 8월 21일 공시에서 이 FCF를 계산할 때 임직원 성과급 주식보상 관련 지출액을 차감한다고 명시했다. 같은 날 성과급 지급에 쓸 자사주 약 15조원어치를 사들이는 안도 따로 의결하면서, 그 목적을 성과 창출을 위한 임직원 동기 부여라고 밝혔다. 직원에게 줄 주식을 사는 데 쓴 돈만큼, 주주에게 돌려줄 몫을 정하는 기준 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회사는 7월 실적 설명에서 이미 성과급 보상용 자사주 매입이 FCF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 구조를 두고 주주 쪽의 평가는 갈린다. 주주 권익 단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이남우 회장은 성과급 수준 자체는 국제적 기준에서 과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8월 논평에서는 보상용 자사주 매입은 재무활동이므로 FCF에서 다시 빼는 것은 회계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차감 방식에 반대했다. 성과급을 줄이라는 요구가 아니라, 그 비용을 주주 몫 계산에서 빼지 말라는 주장이다. 반면 주주단체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이 배당 재원을 건드린다며 주주총회 결의 없는 노사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소송을 예고했다. 시장도 분배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회사가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재원을 약 90조~110조원으로 제시하고 3분기 약 30조원 현금배당 계획을 낸 뒤 첫 거래일에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시장은 자사주 소각보다 배당에 치우친 점과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직원 몫과 주주 몫이 실제로 함께 결정되는 자리는 2027년 3월 정기 주주총회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회사가 임직원 보상에 자사주를 쓰려면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과반과 발행주식 25%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회사의 10월 세부안에는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지급안이 부결될 경우의 대안이 담기지 않았다. 이남우 회장은 보통주 기준 외국인 주주 비중이 과반인 점을 들어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리하면

10월 8일의 주가 하락은 107조원이라는 기록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 이미 예상된 기록이 확인되자 시장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 결과로 보는 것이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을 가장 잘 설명한다. 7억5000만원은 회사가 확정한 금액이 아니라 노조가 연간 이익 전망을 넣어 계산한 세전 추산이다. 원천징수 단계에서는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만 남고, 특별경영성과급 몫은 한꺼번에 팔 수 없는 주식으로 받는다. 두 숫자를 잇는 것은 성과급이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주가의 방향도 성과급의 크기도 메모리 이익이 2027년 이후에도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이익을 직원과 주주가 얼마씩 나눌지는 회사의 FCF 계산식과 주주총회 표결로 함께 정해진다. 그 답은 이달 29일 콘퍼런스콜, 10월 말 배당 확정 이사회, 2027년 1월 결산 주주환원 결정, 2월 사업부별 지급률 공지, 3월 주주총회를 차례로 거치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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