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정치

윤호중 행안장관, '김지용 후보자 공개 비판'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감찰 지시 예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0월 11일 X에 올린 글에서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할 것을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임 청장이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이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썼다. 또 "과거 검찰의 정치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며, 후보자 검증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사청문회를 맡은 국회가 할 일이라고 했다.

출범 9일 만의 '1호 감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10월 2일 문을 연 행안부 소속 수사기관이다. 부패·경제·마약·사이버범죄 같은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기소는 함께 출범한 공소청이 맡는다. 이번 감찰 지시는 출범 9일 만에 나온 장관의 첫 감독권 행사이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10월 14일)를 사흘 앞두고 나왔다. 아직은 예고 단계다. 11일 오후까지 감찰 지시 공문은 중수청에 접수되지 않았고, 청장 직무를 대행하는 전종민 차장이 공문을 받아 지시하는 즉시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수청 쪽 설명이다. 임 청장은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제가 된 것은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했다.

임 청장은 무엇을 비판했나

임 청장은 검사 시절부터 상부 지시와 검찰 내부 비위에 공개적으로 맞서 온 사람이다. 본인 설명으로는 2012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사의 '백지 구형'(형량을 밝히지 않고 재판부에 맡기는 구형) 지시를 거부했다가 중징계를 받았고, 소송으로 그 징계를 취소시켰다. 서울동부지검장이던 9월 17일에는 김 후보자에게 공개 질의를 던지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가 지명된 지 9일 만이었다.

비판의 줄기는 김 후보자가 검찰 간부 시절 문제가 된 사건들에 지휘 라인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2018년 대검 감찰1과장이던 김 후보자에게, 2015년 검찰 내부 성폭력 사건을 덮은 감찰 담당자들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별도 진상조사단이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 2018년 3월과 5월 두 차례 임 청장에게 처리 경과를 회신했다고 반박한다. 다른 하나는 기소 관여다. 김 후보자는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 그리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와 관련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건의 기소에 반대했다고 해명해 왔다. 임 청장은 10월 6일 첫 출근길에 이 해명을 두고 "이의 제기서를 낸 바 없이 결재 도장을 다 찍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10월 1일 추가 검증 결과를 발표하며, 김 후보자가 두 기소에 모두 반대했고 이광철 사건은 결재하거나 지휘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소된 쪽은 이후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정진웅 검사는 2022년, 이광철 전 비서관은 2025년 무죄가 확정됐다.

여권 안의 싸움이 행정 조치로 번졌다

이번 감찰 지시는 임 청장 한 사람의 복무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김 후보자 인선을 두고 여권이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9월 7일 윤 장관이 제청하고 9월 8일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김용민 민주당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은 김 후보자를 '친윤 검사'라며 반대해 왔다. 그가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일 등이 근거다. 청와대는 추가 검증 끝에 이 주장을 허위라고 반박하고 10월 2일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냈다.

인선 반대파가 물러서지 않자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대응 수위가 올라갔다. 이 대통령은 10월 5일 X에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다. 9일에는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했다. 이름은 밝히지 않았고,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은 일반론이라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6~8일 의원과 공직자들에게 절제를 요구하며 필요하면 당이 제어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반대는 멈추지 않았다. 임 청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자 8일 민주당의 반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감찰 지시는 그다음에 나왔다. 인선 반대파 가운데 정부가 직무상 감독할 수 있는 공무원이 임 청장이다.

감찰 지시를 두고 나온 반응은 세 갈래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상사의 인사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상식적 조치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감찰 지시로 김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소신껏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임 청장을 임용한 사람이 바로 윤 장관이라며 "자기모순"이라고 했다. 또 개인 비위가 아닌 발언을 감찰하는 것은 중수청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협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세 반응이 짚는 지점은 기강, 비판의 위축, 원칙의 일관성이다. 이 셋을 따지려면 먼저 장관에게 어떤 권한이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장관에게 감찰 권한은 있다

중수청법 제6조는 행안부 장관이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되, 구체적 사건은 중수청장만 지휘·감독하도록 정한다. 소속 공무원의 복무를 살피는 감찰은 구체적 사건 지휘가 아니므로 장관의 일반적 감독에 들어간다. 이번 감찰 지시 자체가 권한 밖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감찰에서 따질 의무는 두 갈래다. 하나는 직무 안팎에서 품위를 손상하지 말라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품위 유지 의무다. 적용 범위가 넓은 조항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 관련 금지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와 중수청법 제42조는 금지 행위를 목록으로 열거한다. 정당 가입, 선거에서 특정 정당·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을 퍼뜨리는 행위 등이다.

여기서 윤 장관의 말과 조문 사이에 틈이 생긴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의 행동을 "정치"라고 불렀지만, 조문이 금지하는 정치는 정당·정치인·선거를 둘러싼 행위다. 장관이 제청한 수사기관장 후보자를 비판하는 일이 그 목록에 곧바로 들어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남는 근거는 품위 유지라는 넓은 조항이다. 임 청장 쪽에도 법이 정한 방패는 없다. 중수청법 제41조는 구체적 수사 지휘에 이견이 있는 수사관의 이의제기와 불이익 금지를 보장하지만, 인사에 대한 공개 비판까지 보호하지는 않는다.

윤 장관의 문제 제기에도 근거는 있다

그렇다고 윤 장관 쪽 논리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10월 2일 임용 이후 임 청장의 지위가 달라졌다. 서울동부지검장 시절에는 다른 기관 수장 후보를 비판하는 처지였다. 이제는 그 후보가 임명되면 곧바로 상관으로 모셔야 하는 조직의 간부다.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된 기관에서 지방청장이 아직 임명되지 않은 청장을 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 조직이 흔들린다는 걱정은 무리가 아니다. 또 김 후보자가 "결재 도장을 다 찍었다"는 임 청장의 말은 청와대 설명과 정면으로 엇갈리는데, 임 청장 스스로도 "안다"는 수준으로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하듯 동료 공직자를 공격했는지는 감찰이 물을 만한 질문이다.

그러나 기준이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윤 장관이 내건 이유를 다른 경우에 똑같이 대 보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째, 윤 장관은 이 비판을 알고 임 청장을 임용했다. 임 청장의 지명 철회 요구는 9월 17일 시작됐다. 행안부가 그를 광주중수청장 임용 예정자로 발표한 것은 10월 1일이다. 임용 뒤 임 청장이 한 일은 같은 비판을 이어 간 것이다. 지위가 바뀌어 같은 말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반론은 앞에서 본 대로 성립한다. 하지만 그 변화는 임용할 때 이미 내다볼 수 있었다. 강명구 의원이 "자기모순"이라고 부른 지점이 여기다.

둘째, 윤 장관이 경계한 "검찰의 집단행동"에 정부는 상대에 따라 다른 잣대를 댔다. 김 후보자가 이름을 올린 2020년 검사장 성명은 상관인 법무부 장관의 결정, 곧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재고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었다. 인선 반대파는 이 성명을 검찰 집단행동의 예로 든다. 청와대는 이 성명을 절차상 하자를 우려한 것이라며 취지를 들어 설명했다. 윤 장관도 9월 16일 국회에서 박은정 의원이 이 성명 등을 들어 지명 철회를 요구하자, "특정한 위치에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윤석열 또는 한동훈과 같은 패거리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한 규정이 아닌가"라고 감쌌다. 자기 후보자가 상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일은 취지를 따져 이해해 주었다. 반면 부하 간부가 상관이 될 후보를 공개 비판한 일은 취지를 묻기 전에 "정치"로 규정했다. 임 청장도 자기 비판의 취지로 피해자 보호 원칙과 반대 의견 기록 문제를 내세워 왔다.

셋째, 감찰을 하기도 전에 결론을 공개했다. 윤 장관은 X에 임 청장이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지적질에 골몰"한다고 썼다. 그런데 중수청 5급 이상 수사관에 대해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사람도, 징계위원회 의결 뒤 처분하는 사람도 원칙적으로 행안부 장관이다. 감찰 결과를 받아 징계 여부를 정할 사람이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위반을 단정한 셈이다. 이웅혁 교수는 장관 지시보다 중수청 본청이 자체적으로 감찰을 지시하는 편이 더 적절했다고 봤다. 이 문제와 닿아 있는 지적이다.

감찰 지시가 실제로 하는 일

이 사실들을 함께 놓으면, 이번 감찰 지시는 복무 감독의 형식을 갖췄다. 그러나 실제로는 청문회 직전에 여권 안의 인선 반대를 정리하는 쪽으로 작동한다. 시점은 청문회 사흘 전이고, 대상은 인선 반대파 가운데 정부가 감독할 수 있는 공무원이며, 이유는 비판 자체를 "정치"로 부른 데 있다. 대통령의 두 차례 경고와 당 대표의 '제어' 발언이 통하지 않은 뒤에 나왔다는 순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겨레는 익명의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지시가 청와대와 교감 아래 청문회 전 내홍을 매듭지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식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다만 누가 결정했든 이 조치가 다른 공직자들에게 보내는 신호는 같다. 곧 상관이 될 사람의 이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 감찰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걱정한 위축 효과는 이 신호에서 나온다.

이 신호는 새로 만든 수사기관에 남는 첫 선례이기도 하다. 검찰청을 없애고 중수청을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사기관이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도 10월 6일 국무회의에서 "다시는 정치권력에 의해 수사·공소 기능이 악용되거나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장관이 처음 감독권을 쓴 대상은 수사가 아니라, 인사를 비판한 내부 목소리였다.

남은 변수: 감찰이 무엇을 묻나

이 판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감찰이 실제로 무엇을 문제 삼느냐다. 윤 장관도 중수청도 아직 어떤 발언에 어떤 조항을 적용할지 밝히지 않았다. 감찰이 "결재 도장을 다 찍었다"처럼 사실이 엇갈리는 주장을 임 청장이 근거 없이 퍼뜨렸는지를 좁게 따진다면, 그것은 어느 진영의 공직자에게나 물을 수 있는 질문이다. 반대로 상관이 될 후보를 공개 비판했다는 사실 자체를 품위 손상으로 묶는다면, 정부가 김 후보자의 2020년 공개 반대에 댄 잣대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지금까지 윤 장관이 밝힌 이유는 뒤쪽에 가깝다. 감찰 뒤 징계로 가려면 사유 조사와 당사자 소명을 거쳐 국무총리 소속 징계위원회가 의결해야 한다. 이웅혁 교수는 징계가 나오더라도 경징계일 가능성을 전망했다.

윤 장관에게 감찰할 권한은 있다. 그러나 지금 내건 이유로는, 이번 감찰이 신설 기관의 기강을 세우는 일이라기보다 인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행정 권한으로 누르는 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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