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사회

전자발찌 찬 살인미수 전과자, 인천 상업시설서 흉기 난동…한 달 전 흉기 소지 입건 뒤 감독은 바뀌었나

10월 13일 오후 1시 4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복합상업시설 '씨앤씨'에서 59세 남성 A씨가 양손에 흉기를 테이프로 묶은 채 이용객과 직원들을 공격했다. 홈플러스 구월점과 식당가, 영화관이 들어선 건물이다. 2층 식당가에서 시작된 공격으로 8명이 몸을 다쳤다. 경찰은 위협을 받아 옷이 찢어진 1명을 더해 피해자를 9명으로 집계했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20대 여성은 응급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있다. 13일 저녁 맥박은 돌아왔지만 의식은 회복하지 못했다. 나머지 7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

점심 1시간 뒤, 식당가에서

A씨를 멈춘 것은 시민들이었다. 직원과 손님들이 쟁반과 의자로 막아섰고, 4층 영화관 쪽으로 오르려던 A씨를 의자로 막아 3층에서 제압했다. 출동한 경찰은 그를 살인미수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인천남동경찰서는 범행 동기와 계획 여부, 소지품에서 나온 약물을 조사하고 있으며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이 또 한 번의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끝나지 않은 것은 A씨가 누구였는지 때문이다. 그는 살인미수 전력이 두 번이었고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한 달 전에는 흉기를 지닌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고, 범행 약 1시간 전까지 자신을 감독하는 보호관찰관과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그날 낸 입장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다고 밝혔다. 위반이 없었다는 설명과 범행을 막지 못한 결과가 어떻게 함께 성립하는지 알려면, 전자발찌가 A씨에게서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두 번의 살인미수와 10년 부착 명령

A씨의 폭력 전력은 20년 넘게 이어진다. 2005년 살인미수, 2008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2015년 2월에는 재결합을 거부한 전처를 자택에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했다. 같은 해 8월 징역 4년과 출소 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수의 폭력 범죄 전력을 고려했다. 전자발찌를 채워 대상자를 감독하는 제도를 법무부는 전자감독이라 부른다. A씨의 전자감독은 2019년 시작됐고, 부착 기간은 2029년 2월까지다.

판결은 전자발찌와 함께 준수사항 하나를 붙였다.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야간 외출 제한이다. A씨는 2021년 1~5월 이를 네 차례 어겨 2022년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법무부는 13일 A씨가 그동안 지도·감독에 순응했고 재범이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이 위반 이력은 그 설명에 들어 있지 않았다.

전자발찌가 보는 것, 보지 못하는 것

전자감독은 장치와 사람이 나눠 맡는다. 장치는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귀가 여부, 장치 훼손을 확인한다. 무엇이 위반인지는 판결이나 결정으로 사람마다 따로 정한 준수사항이 기준이다. 특정 장소 출입 금지나 특정인 접근 금지가 붙어 있으면, 그곳에 가거나 그 사람에게 다가갈 때 경보가 울리고 관제센터가 대응한다. 보호관찰관은 대상자를 만나 생활 상태와 준수사항 이행을 지도·감독한다.

이 구조에 A씨를 넣으면 결과가 나온다. 그에게 붙은 규칙은 야간 외출 제한 하나였으므로, 오후 1시 40분에 상업시설에 들어가는 일은 어떤 규칙도 어기지 않는다. 장치는 가방 속 흉기나 공격 의도를 알지 못한다. 법무부가 밝힌 대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전자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다는 것은 이 점에서 사실이다. 서울신문이 사건 직후 위치 추적은 가능하지만 범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이야기다.

사람의 감독도 그날 이뤄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A씨는 오전 10~11시 외부 전문가에게 중독 상담을 받고, 11시 20분부터 35분간 보호관찰관과 면담했다. 면담 중 받은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검사에서는 약을 먹은 것으로 판정됐다. 보호관찰관은 낮 12시 30분쯤까지 그와 점심을 함께하며 감독을 이어갔다. 법무부 관계자는 식사 때까지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했다. 범행은 그로부터 약 1시간 뒤였다.

그러니 '위반 없음'은 감독이 위험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 아니다. 감시하던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다. 남는 물음은 그 규칙과 감독이 A씨의 위험에 맞게 정해져 있었느냐다. 이 물음은 한 달 전 병원 앞으로 이어진다.

한 달 전 병원 앞의 칼

A씨는 8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무좀 치료를 받았다. 낫지 않는다며 현금 100만원을 요구했고, 병원이 진료와 처방에 문제가 없다며 거절하자 8월 중순부터 병원 앞에서 거의 매일 1인 시위를 했다. 9월에는 A씨가 병원 앞에서 흉기를 갖고 있다는 시민 신고가 들어왔다. 계양경찰서는 A씨를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최근 소환조사를 했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드러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킨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으로, 2025년 4월부터 시행됐다.

이 입건이 어떤 일이었는지는 설명이 엇갈린다. 법무부는 A씨가 집에 있던 부엌칼로 자신이 들고 있던 시위 푯말에 구멍을 뚫었다고 설명했다. 칼을 무엇에 썼는지를 밝힌 설명이고, 위협이 있었는지에는 답하지 않는다. 반면 뉴시스는 A씨가 흉기 소지와 병원 내 진입 위협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두 설명이 같은 장면을 가리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느 설명을 따르든 남는 사실이 있다. 살인미수 전력이 두 번인 전자감독 대상자가 갈등을 빚던 병원 앞에서 칼을 지닌 채 있다가 입건됐다. 그의 위험을 다시 따져 볼 신호로는 충분하다. 법무부는 출소 전 범행 수법을 분석해 개별 준수사항을 신청하고, 대면 면담과 행동 관찰로 관리한다고 설명해 왔다. 사람마다 다른 위험에 맞춰 규칙과 감독을 정하는 것이 이 제도의 방식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보도된 범위에서 사건 당일까지 A씨에게 붙은 준수사항은 야간 외출 제한 하나였다.

판단을 가르는 것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두 가지다. 하나는 9월 입건 사실이 언제, 어떤 경로로 보호관찰 기관에 전달됐는지다. 다른 하나는 그 뒤 위험 평가나 감독 방식이 바뀌었는지다. 법무부는 13일 입건 사실을 들어 설명했지만 언제 알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계양경찰서가 A씨를 왜 불구속으로 처리했는지도 13일 밤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정보가 보호관찰 기관에 닿지 않았다면 경찰과 법무부 사이 연계의 구멍이다. 닿았는데 감독이 바뀌지 않았다면 감독 판단의 문제다. 13일 법무부 설명은 어느 쪽인지 답하지 않았다.

인력 부족론은 이번 사건을 설명하나

사건 뒤 가장 많이 나온 진단은 감독 인력 부족이다. 서울신문은 2026년 5월 기준 전국 전자발찌 착용자는 5,242명인데 보호관찰관은 250여명이라며 감시와 대응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자감독 지도감독 전담 인력은 2022년 255명에서 2026년 8월 234명으로 줄었고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 인원은 17.1명에서 20.3명으로 늘었다. 같은 인력이 가석방자, 전자장치를 조건으로 풀려난 피고인, 스토킹 가해자까지 맡는다. 법무부 관계자도 지난 5월 보호관찰관 116명 증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도 전체로 보면 타당한 지적이지만 A씨 사건을 직접 설명하지는 못한다.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내내 상담과 면담을 받았고 보호관찰관과 점심까지 먹었다. 감독하는 사람이 손이 모자라 A씨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니다. 감독하는 사람이 그를 만난 자리에서도 위험이 드러나지 않았다. 인력이 늘면 면담은 잦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한 달 전 흉기 입건 같은 정보가 감독자에게 들어가 감독 내용을 바꾸지 않는 한, 면담이 잦아진다고 이번 같은 결과를 막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위반 없음'은 답이 아니다

13일 법무부는 사과하고 사건 경위와 전자감독 관리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저녁 이재명 대통령은 인천경찰청을 찾아 보고를 받고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감독 체계 전반의 점검을 지시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다중 밀집 장소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공공장소 흉기 소지 단속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 가운데 단속 강화 지시는 이번 사건의 순서와 어긋난다. A씨는 이미 그 단속에 걸린 사람이었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9월에 작동해 그를 입건했다. 문제는 그 뒤 한 달 동안 그 정보가 무엇으로도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단속을 늘려 입건이 늘어도, 입건된 사람에 대한 정보가 감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같은 공백은 되풀이된다.

이번 사건에서 전자발찌는 고장 나지 않았다. 설계대로 위치를 기록했고, 설계상 대낮의 상업시설 출입은 위반이 아니었다. 법무부의 '위반 없음'은 그래서 사실이지만 면책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 살인미수 전력이 두 번인 사람이 한 달 전 칼을 지닌 채 갈등 상대 앞에 있다가 입건됐다. 그런데도 확인된 범위에서 그를 묶은 규칙은 판결로 정해진 야간 외출 제한 그대로였다. 법무부가 약속한 조사가 답해야 할 것은 장치의 성능도, 인력 숫자도 아니다. 경찰이 안 정보가 보호관찰 기관에 닿았는지, 닿았다면 왜 감독이 바뀌지 않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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