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경제

9월 취업자 11만3천 명 늘었지만 청년은 47개월째 감소…늘어난 자리는 고령층·돌봄에서 나왔다

국가데이터처가 10월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는 서로 반대로 보이는 숫자가 함께 들어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매달 경제활동인구조사로 취업자와 실업자를 집계해 발표하는 국가 통계기관이다. 먼저 좋은 쪽을 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2,926만6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3천 명 늘었다. 중동전쟁 여파로 5월에는 4만 명 줄었던 취업자가 6월부터 다시 늘어 석 달째 10만 명대 증가를 이어 갔다. 계절 요인을 걸러낸 취업자는 넉 달 연속 늘어 전쟁 전 최고치를 넘어섰고, 실업률 2.0%는 9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취업자는 늘었고, 청년 취업자는 줄었다

같은 발표에서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41만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7천 명 줄었다. 47개월째, 4년 가까이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줄고 있다. 청년 고용률(청년 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율)은 44.0%로 1.1%포인트 떨어져 29개월째 하락했다. 청년 실업률은 5.4%로 9월 기준 202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체 일자리가 늘었는데 청년 일자리만 줄었다면, 늘어난 자리는 누구에게 갔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늘어난 자리는 65세 이상과 돌봄에서 나왔다

증가분을 나이별로 나누면 답이 보인다. 65세 이상 취업자가 25만4천 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두 배를 넘었다. 15~64세 취업자는 오히려 14만1천 명 줄었다. 20대가 17만 명, 40대가 4만2천 명 줄었고, 30대(8만1천 명)와 50대(4만8천 명)는 늘었다. 15~64세 고용률이 70.6%로 9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도 일하는 사람이 늘어서가 아니다. 이 연령대 인구가 31만8천 명 줄어 취업자보다 더 빨리 줄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나눠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20만7천 명이 늘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이 증가가 돌봄서비스와 노인 일자리 확대,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로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공행정(2만7천 명)을 더하면 23만4천 명으로 전체 증가분보다 많다. 두 업종을 빼면 취업자는 12만 명 넘게 줄어든 셈이고, 정부 평가자료에서도 공공·복지를 뺀 서비스업 취업자는 1만3천 명 줄었다.

27개월 만의 제조업 반등도 이 결과를 크게 바꾸지 못한다. 제조업 취업자는 1만6천 명 늘어 26개월 연속 감소를 끝냈다. 화학제품·금속가공·기타운송장비(조선)에서 늘었고 자동차·섬유에서는 줄었다. 재정경제부와 고용노동부는 그간의 수출 호조가 시차를 두고 고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9월 수출이 반도체 덕에 83.5% 늘고 선박도 약 30% 늘었다는 점을 보면 방향은 맞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출이 이만큼 늘어난 달에도 제조업 고용 증가는 1만6천 명이었다. 반대로 숙박·음식점업은 9만7천 명 줄어 2021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당국은 2025년 소비쿠폰으로 높아졌던 비교 기준을 이유로 들었다. 건설업은 4만8천 명 줄어 29개월째 감소했다.

게다가 일자리가 늘어난 업종에서도 청년은 늘지 않았다. 빈 국장은 청년 취업자가 금융보험·운수창고업에서는 일부 늘었지만 정보통신·보건복지·도소매업에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업 전체에서 취업자가 20만 명 넘게 늘어난 달에, 같은 업종의 청년 취업자는 줄었다.

청년 수가 줄어서 청년 취업자가 줄었나

청년 취업자 감소를 두고 가장 먼저 나오는 설명은 인구다. 저출생으로 청년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월 15~29세 인구는 1년 전보다 14만3천 명 줄어 취업자 감소폭(14만7천 명)과 거의 같다. 숫자만 나란히 놓으면 인구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용률은 인구가 얼마이든 그 가운데 몇 퍼센트가 일하는지를 보여 주는 비율이다. 고용률이 29개월째 떨어진다는 것은 남아 있는 청년 가운데서도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공식 수치로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 고용률(45.1%)이 그대로였을 때 인구 감소만으로 줄어드는 청년 취업자는 6만여 명이다. 나머지 8만여 명은 고용률 하락에서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도 2025년 20대 취업자 감소 17만1천 명 가운데 인구 효과는 11만2천 명이고, 고용률 하락이 커져 인구만으로는 부진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일자리 찾기를 포기해서 생긴 결과도 아니다. 청년 실업률은 0.6%포인트 올랐다. 일하고 싶지만 충분히 일하지 못하는 사람까지 넣은 청년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15.6%로 0.5%포인트 올랐다.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은 4만4천 명 줄어 8개월째 감소했다. 정부는 이를 재학·훈련·구직으로 옮겨 간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청년 취업자와 고용률은 부진하다고 인정했다. 정리하면 일자리를 찾아 나선 청년은 늘었는데, 일자리를 얻은 청년은 줄었다.

줄어든 것은 경력 없는 사람을 뽑는 자리다

인구가 아니라면 무엇이 줄었을까. 여러 연구는 경력 없는 사람을 뽑아 일을 가르치던 신입 채용이 줄었다는 쪽을 가리킨다. 한국은행 채민석·장수정의 2025년 분석에서 경력 없는 사람이 한 달 안에 상용직에 취업할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 수준이었다. 두 연구자는 20대와 30대의 상용직 고용률 격차 17%포인트 가운데 7%포인트가 경력직 채용 확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쪽 응답도 같은 방향이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조사에서 앞으로 경력직 위주로 뽑겠다는 기업은 70.8%, 신입 위주는 25.7%였다.

AI도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근거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한국은행 오삼일 고용연구팀장 등의 2026년 8월 분석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4년 동안 줄어든 청년 일자리 28만5천 개 가운데 26만8천 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나왔다. 그런데 같은 연구는 청년이 신규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챗GPT 등장 전부터 이미 떨어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팬데믹 과잉채용의 조정, 경력직 선호, 재택근무가 함께 얽혀 있어 AI만의 영향을 따로 떼어 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빈 국장도 9월 지표에서 AI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 근거로는 'AI가 청년 일자리를 없앴다'고 말할 수 없다.

원인을 어떻게 나누든 연구진이 공통으로 확인한 사실이 있다. 청년이 첫 직장에서 초급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던 경력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9월 숫자도 이와 맞아떨어진다. 이번 달 늘어난 일자리는 65세 이상과 돌봄·공공 부문에 몰렸고, 경력 없는 청년이 처음 들어가는 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34세까지 넓힌 지표는 청년 악화를 가렸나

같은 날 다른 의심도 나왔다. 이번 발표부터 15~34세 청년 지표가 함께 공개됐기 때문이다. 9월 18일 시행된 개정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이 청년을 15~34세로 직접 정의하면서 생긴 변화다. 15~34세 취업자는 9만8천 명 줄었다. 고용률은 56.1%로 0.4%포인트 떨어졌고, 실업률은 4.2%로 0.1%포인트 올랐다. 15~29세보다 고용률이 12.1%포인트 높고 악화 폭도 작다. 빈 국장은 고용이 안정된 30대 초반이 들어가 하락폭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준 차이를 두고 시행 전부터 우려가 나왔다. 한겨레는 9월 10일 청년 고용률이 10%포인트 이상 뛸 것이라고 보도하며, 노동시장에 막 들어서는 20대와 그다음 단계에 있는 30대 초반을 합치면 사정이 나아진 듯한 착시가 생길 수 있다는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우려를 전했다. 문화일보는 발표 당일 「기준 34세로 '물' 탔지만…꺾이지 않는 청년 실업률」 기사에서 정부가 청년층 연령을 올렸다고 썼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보도를 '악화하는 실업률을 희석하려 했다'는 내용으로 보고 반박했다. 국가데이터처는 15~29세 기준은 그대로 두고 15~34세 지표를 추가했을 뿐이며, 국가통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8월부터 미리 알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만 놓고 보면 희석 주장은 뒷받침되지 않는다. 국가데이터처 브리핑은 15~29세 고용률과 실업률을 '청년층' 수치로 먼저 발표했고, 15~34세 지표도 취업자 감소, 고용률 하락, 실업률 상승을 똑같이 보여 줬다. 수준이 높게 나온 이유가 개선이 아니라 30대 초반이 섞였기 때문이라는 점도 통계 당국이 직접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의 운영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겨레는 약 1년 동안 두 지표를 함께 낸 뒤 15~34세를 주지표로 삼을 방침이라고 썼다. 그러나 기사에 직접 인용된 관계자 발언은 '한동안 병기'까지였고, 국가데이터처 설명자료는 주지표 전환을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주지표가 바뀌어 15~29세 계열이 뒤로 밀리면, 개선이 없어도 '청년 고용률 56%'라는 숫자가 '44%'를 대신해 앞에 서게 된다. 지금 확인된 것은 두 지표를 함께 낸다는 사실뿐이다.

정부의 '개선 흐름' 평가는 청년에게 해당하지 않는다

재정경제부와 고용노동부는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증가, 계절조정 취업자 4개월 연속 증가, 제조업 반등과 상용직 증가폭 확대를 근거로 개선 흐름이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청년과 건설·농림어업의 부진, 중동 정세 긴장은 위험 요인으로 인정했다. 전체 지표에 대해서는 사실에 맞는 평가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 개선의 근거가 된 증가분은 65세 이상과 돌봄·공공 부문에서 나왔고, 청년과는 거의 겹치지 않는다.

정부의 대응은 아직 방향만 나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칭 '국민일자리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단순히 일자리를 주어 생계를 지원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편익을 높이는 생산적 공공일자리를 설계하라고 주문했다. 이튿날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민간·공공 일자리와 충분한 훈련 기회를 포함한 추진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 인원, 대상, 시행일은 나오지 않았다. 청년만을 겨냥한 대책은 8월 28일 확정한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이다. 2030년까지 전문인력 30만 명 양성, 민간·공공 일자리 20만 개, 첫 취업 지원 등을 담았지만 2027년부터 본격 집행될 예정이어서 아직 효과를 따질 단계가 아니다.

언론의 대안은 엇갈린다.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기업의 채용 수요와 구조 개선이 없으면 국민일자리 프로젝트는 공허하다고 했다. 경력직 선호, AI, 정년 연장 논의, 노란봉투법을 신규채용을 막는 요인으로 꼽고 규제 완화와 고용 유연성 확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요인들이 이번 청년 취업자 감소를 각각 얼마나 설명하는지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처음 구직하는 청년, 일하다 이탈한 청년, 오래 일하지 못한 청년에게 맞춤형 훈련과 일 경험을 제공하고, 성과는 취업과 고용 유지로 평가하라고 요구했다. 두 사설이 내놓은 해법은 다르지만, 문제가 청년이 민간 일자리에 처음 들어가는 단계에 있다고 본 점은 같다.

그래서 9월은 회복인가

전체 고용으로 보면 회복이 맞다. 취업자는 중동전쟁 충격 전 수준을 되찾았고 실업률은 9월 기준 가장 낮다. 청년에게는 회복이 아니다. 청년 고용률은 인구 변화를 걸러 내고도 떨어지고 있다. 34세까지 넓힌 지표로 봐도 방향은 같다. 늘어난 일자리는 청년이 처음 들어가는 자리가 아닌 곳에 몰렸다.

이 진단에서 정부 대책을 판단할 잣대가 나온다. 이번 달처럼 공공·돌봄 일자리를 늘리면 전체 취업자 수는 다시 늘 수 있지만, 청년 숫자는 그대로일 수 있다. 청년 지표가 움직이려면 경력 없는 사람이 첫 상용직에 들어가는 길이 넓어져야 한다. 국민일자리 프로젝트의 세부안이 나오면, 일자리 몇 개를 만드느냐보다 그 길을 넓히는 데 무엇을 하느냐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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