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경제

코스피 7거래일 하락에 미수 반대매매 2981억원…15일 폭락분은 아직 집계 전, 주담대 변동금리도 올라

코스피가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떨어지는 동안, 빚을 내 산 주식 2981억원어치가 증권사에 의해 강제로 팔렸다. 16일 지수는 반등했지만 하루 오른 폭은 앞선 낙폭의 일부에 그쳤다. 같은 날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최대 0.25%포인트 올랐다. '3000억원 강제청산'이라는 숫자는 크게 들린다. 하지만 무엇을 셌는지 따져 보면, 이 숫자는 이번 하락이 빚을 낸 투자자에게 남긴 청산 부담의 일부만 담고 있다. 그것도 가장 큰 충격이 오기 전의 몫이다.

하락 후반에 몰린 강제 매도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팔아 빌려준 돈이나 받지 못한 대금을 회수하는 것을 반대매매라고 한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로 10월 6~15일 반대매매 금액은 모두 2981억원이었다. 금액은 하락 뒷부분에 몰렸다. 8일 64억원이던 하루 반대매매는 12일 271억원, 13일 594억원으로 늘었다. 14일에는 893억원으로 7월 31일 이후 가장 많았고, 15일에도 805억원이었다.

코스피는 이 기간 10월 2일 7003.74에서 15일 5554.22까지 20.7% 떨어졌다. 16일에는 2.05% 올라 5668.05로 마감해 7거래일 연속 하락을 끝냈다. 그러나 이날 오른 113.83포인트는 15일 하루 낙폭의 약 25%, 7거래일 누적 낙폭의 약 8%에 그쳤다.

2981억원은 미수거래만 센 숫자다

이 금액은 협회 통계 이름 그대로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실제 반대매매'다. 미수거래는 매수대금의 일부만 증거금으로 내고 주문한 뒤, 매수일로부터 2거래일 뒤인 결제일까지 나머지를 치르는 방식이다. 결제일까지 잔금을 채우지 못하면 통상 그다음 거래일에 증권사가 주식을 판다. 협회는 2023년부터 실제로 주문이 체결된 금액만 이 통계에 넣는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또 하나의 큰 방식인 신용융자는 이 숫자에 들어가지 않는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그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거래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 가치가 기준 아래로 내려갔는데 정해진 기한 안에 추가 담보를 넣지 못하면, 이 주식도 강제로 팔린다. 두 가지를 합친 집계가 보도된 날이 있다. 14일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미수거래·신용융자 반대매매 합계는 1129억원이었고, 그중 미수거래분은 893억원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신용융자 쪽에서 236억원어치가 더 팔렸다는 뜻이다. 7거래일 전체의 신용융자 처분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도 실제 강제청산이 2981억원보다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2981억원은 손실액도 아니다. 강제로 판 주식의 매도 금액일 뿐이어서, 그 주식을 얼마에 샀고 투자자가 자기 돈을 얼마나 넣었는지는 이 숫자로 알 수 없다. 이 수치를 전한 여러 보도는 반대매매를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강제로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것은 신용융자에 해당하는 설명이다. 미수거래 통계에 신용융자 설명을 붙이면 2981억원이 빚투 청산 전체처럼 읽힌다.

오늘 팔린 주식은 사흘 전에 산 주식이다

반대매매가 하락 후반에 몰린 이유는 미수거래의 결제 일정에 있다. 미수로 산 주식은 매수 후 세 번째 거래일에 팔린다. 9일은 한글날이라 장이 열리지 않았다. 이 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14일 팔린 893억원은 주로 8일에, 15일 팔린 805억원은 주로 12일에 산 주식에서 나왔다. 계좌별 매수일을 확인한 결과는 아니지만, 결제 절차상 그렇게 맞물린다.

8일은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날이다. 6~8일 개인은 코스피에서 6조3596억원을 순매수했다. 그 뒤 12·13일 지수가 하루 3~5%씩 떨어졌고, 그사이 결제되지 않은 미수금은 12일 1조634억원에서 14일 1조3575억원으로 늘었다. 미수금 가운데 실제로 반대매매된 비율도 2.7%에서 7.2%로 높아졌다. 지수가 내려가는 동안 잔금을 치르지 못한 매수가 쌓였고, 그 매수분이 사흘 뒤 강제 매도로 나온 것이다.

15일 폭락의 몫은 아직 숫자에 없다

같은 시차 때문에 이번 하락에서 가장 큰 충격은 2981억원에 들어 있지 않다. 15일 코스피는 하루 7.57% 떨어졌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 거래가 20분씩 멈췄다. 시장 참여자들은 두 가지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전날 나온 미국 9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아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여기에 AI 기업의 수익성과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13~15일에 미수로 산 주식의 반대매매는 결제 일정상 16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인 20일 사이에 집행된다.

신용융자 계좌도 하루이틀 뒤에 정리된다. 한화투자증권 약관을 예로 들면, 담보비율이 130% 아래로 떨어진 계좌는 요구일을 포함해 1영업일, 130~140%인 계좌는 2영업일 안에 추가 담보를 내야 한다. 내지 못하면 주식이 처분된다. 15일 담보가 부족해진 계좌는 16일이나 19일에 팔릴 수 있다는 뜻이다.

15일의 충격은 신용융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에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9.48%, SK하이닉스는 11.06% 하락했다. 9월 말 신용융자 잔고 33조4000억원 가운데 9조2000억원, 약 27.5%가 이 두 종목에 몰려 있었다. 신용융자 잔고 전체는 7월 폭락 뒤 8월 4일 27조4038억원까지 줄었다가, 10월 14일 33조7057억원으로 다시 6조원 넘게 불어난 상태였다.

16일 반등이 이 부담을 지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남짓 오른 지수는 15일 낙폭의 4분의 1만 되돌렸다. 15일 종가 기준으로 담보가 모자라게 된 계좌가 이 반등만으로 기준을 되찾았을 가능성은 낮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16일 개장 전 보고서에서 같은 취지로 평가했다. 누적 하락 뒤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AI 자금조달·수익성 우려와 레버리지 청산 가능성이 남아 있어 추세 전환과 같이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민환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반대매매로 강제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면 하락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반대매매 물량이 지수를 얼마나 끌어내렸는지 따진 분석은 아직 없다. 악순환이 얼마나 큰지는 15일 이후 통계로 확인해야 한다.

당국과 증권사의 대응은 새 빚에 걸려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과도한 부채와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며 금융회사에 무분별한 신용공여 자제와 고객 보호를 당부했다. 신용공여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살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 당부에는 구체적 수치나 일정이 붙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이미 10월 1일부터 신용공여 잔액을 자기자본의 90%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19일부터는 한 종목의 신용융자가 회사 전체의 15%를 넘으면 고객별 한도를 줄이거나 보증금률을 올린다. 이 기준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19일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신규 신용매수를 막지만, 기존 보유분과 만기 연장은 종전대로 둔다.

이 조치들은 앞으로 늘어날 빚을 줄이는 장치다. 지금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것은 이미 빌린 33조원대 신용융자 잔고와 결제를 앞둔 미수금인데, 새 기준은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 당장의 청산 규모는 이 대응보다 주가가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투자자가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주담대 금리는 다른 길로 올랐다

같은 16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신규취급액 코픽스에 연동하는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은 연 4.64~6.04%, 우리은행은 5.00~6.20%가 됐다. 농협은행은 0.19%포인트 올려 4.68~6.48%가 됐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금이나 은행채로 돈을 조달할 때 치른 금리를 반영해 은행연합회가 매달 공시하는 지표다. 15일 공시된 9월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3.43%로 한 달 새 0.25%포인트 올랐고, 은행들은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했다.

이 인상은 증시 급락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9월 한 달 동안 오른 은행의 조달금리가 한 달 뒤 공시돼 대출금리에 붙었고, 그 시점이 주가 급락과 겹쳤을 뿐이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도 16일에 일제히 오르지 않는다. 각 대출의 금리 재산정일에 그때의 기준금리가 반영되고, 실제 인상 폭은 직전 재산정 때 적용된 코픽스에 따라 달라진다. 대출잔액 4억원에 적용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잔액이 그대로라고 단순 계산할 때 연 이자는 100만원, 한 달에 약 8만3000원 늘어난다.

두 부담이 한 가계에 겹치는 것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변동금리 주담대도 함께 진 경우다. 매일경제는 이런 투자자가 손실 구간에서 주식을 팔아 빚을 줄이면 손실을 확정해야 하고, 회복을 기다리면 이자를 계속 내야 하는 '이중고'에 놓인다고 짚었다. 이런 처지가 드물지도 않다. 8월 은행이 새로 내준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4.7%였다.

2981억원은 강제청산의 최소치다

정리하면 2981억원은 이번 하락이 만든 강제청산 전체가 아니라 지금까지 드러난 최소치다. 신용융자 처분이 빠져 있고, 하루 7.57% 떨어진 15일의 몫은 결제 일정상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16일 반등은 그 낙폭의 4분의 1을 되찾았을 뿐이고, 당국과 증권사의 대응은 새로 빌리는 돈에 걸려 있다. 그러니 16일 반등으로 빚투 청산이 일단락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 15일 충격의 크기는 16일부터 20일까지의 반대매매 통계에서 처음 드러난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이와 다른 원인으로 같은 시기에 겹친 부담이다. 증시가 회복되더라도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따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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