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예멘 정부 소재지 아덴 공항에 미사일…'사우디 사령부 노렸다'지만 이륙 앞둔 여객기 500m 앞에 떨어졌다
10월 16일 금요일 밤,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의 국제공항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졌다. 아덴 경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무장세력 후티를 공격 주체로 지목했고,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아마르 알아리야니 예멘 정보장관에 따르면 미사일은 카이로행 예메니아항공 IY612편이 이륙을 준비하던 때, 이 여객기에서 약 500m, 활주로 중간 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IY612편 승객들은 곧바로 대피했다. 카이로에서 오던 플라이아덴 여객기는 약 150명을 태운 채 한 시간 넘게 아덴 상공에서 착륙 허가를 기다리다가 지부티로 회항했다. 아덴 공항은 이튿날인 17일 운항을 재개했다.
이륙을 앞둔 여객기 500m 앞에 떨어진 미사일
공격을 두고 두 설명이 맞선다. 후티는 공항이 아니라 군사시설을 쳤다고 주장한다. 후티가 운영하는 SABA 통신은 후티 군 관계자를 인용해, 공항에 붙어 있는 바드르 캠프의 사우디군 지휘부와 캠프 안 무기고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예멘 정부는 민간 공항과 승객을 위협한 공격이라고 반박한다. 어느 설명이 이 공격을 더 잘 설명하는지 따져 보려면, 먼저 아덴이 어떤 곳이고 왜 지금 공격받는지를 알아야 한다.
열흘 사이 세 번 공격받은 정부 소재지
아덴은 예멘 정부가 자리 잡은 도시다. 후티는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했고, 지금도 사나를 포함한 북서부를 통치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이하 예멘 정부)는 사나에서 밀려난 뒤 2015년부터 아덴을 정부 소재지로 써 왔다. 국내 보도가 아덴을 '임시 수도'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 아덴이 열흘 사이 세 번 공격받았다. 10월 7일에는 같은 공항에 미사일이 날아와 카이로발 항공기 한 편이 제다로 회항했다. 15일에는 정부 청사가 모인 알마아시크 대통령궁 단지 부근에서 최소 여섯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카심 부하이베 보건장관은 경비원과 민간 직원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알아리야니 장관은 당시 단지 안에 있던 총리와 각료들이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일 공항 공격은 그 바로 다음 날이었다.
사나 공항에서 시작된 확전
아덴에 대한 연이은 공격은 7월 사나 공항에서 시작된 확전의 연장선에 있다. 2022년 4월 유엔 중재로 휴전이 성립한 뒤 예멘에서는 큰 교전이 대체로 멈춰 있었다. 그러다 2026년 7월 13일 사나 공항 활주로가 공습을 받았다. 예멘 정부 국방부는 예멘 주권을 침해하는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기 위해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최소 다섯 발 가운데 세 발이 공항의 유일한 가동 활주로를 직접 맞혔다고 밝혔다. 사나 공항은 예멘 인구 다수가 사는 후티 통치지역의 유일한 국제선 공항이자, 구호 인력과 물자가 들어오는 관문이다. 후티는 이 공격을 사우디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몇 시간 뒤 사우디 남서부 아브하 공항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어 사우디 선박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후 전쟁은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커졌다. 후티는 9월 3일 대규모 지상 공세를 시작해 홍해 연안의 항구 모카를 빼앗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까지 진출했다. 예멘 정부는 10월 4일 반격을 선언했다. 이튿날 시작된 '예멘의 새벽' 작전에서는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이하 연합군)이 전투기 100대로 공중 지원을 맡았다. 후티는 사우디 공항과 석유시설 공격으로 맞섰다. 10월 10일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맞은 공격 한 건으로만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쳤다. 후티는 14일, 사우디의 공항과 석유시설은 정당한 표적이며 이 공격들은 사우디의 예멘 공습과 정부군 지원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군이 있는 곳'이라는 표적 논리
아덴 공격은 이 보복 논리를 예멘 정부의 근거지로 넓힌 것이다. 후티 군사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15일 대통령궁 단지 공격을 두고, 사우디 병력이 어디에 있든 공격한다는 방침에 따라 사우디 군사작전 지휘부를 폭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공항 공격도 같은 이유로 바드르 캠프의 사우디군 지휘부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본토를 치던 후티가 이제는 같은 이유를 들어 사우디군이 머무는 예멘 정부의 도시를 치고 있다.
후티의 표적 설명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AP가 인용한 아덴의 익명 보안 관계자들은 공항의 피격 구역에 예멘 정부군과 연합한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공격에 대해서도 한 익명 예멘 각료가 대통령궁 단지의 군 지휘시설과 연합군 본부가 맞았다고 말했다. 공항과 정부 단지 안팎에 군 시설이 있다는 점은 정부 쪽 사람들의 말로도 확인된다.
반면 정부의 설명은 미사일이 실제로 떨어진 자리에 관한 것이다. 아덴 보안당국은 미사일 두 발이 공항 구내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교통부는 첫 발이 공항 서쪽 출입구의 활주로 방향에, 둘째 발은 공항 북서쪽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군사시설을 노렸다'는 후티의 말은 의도한 표적에 관한 주장이다. '여객기 500m 앞에 떨어졌다'는 정부의 말은 결과에 관한 설명이다. 따라서 둘은 동시에 참일 수 있다. 두 발이 정확히 어디에 떨어졌는지, 바드르 캠프의 군 시설이 실제로 맞았는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불확실성은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미사일이 운항 중인 공항 안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남기 때문이다.
후티가 스스로 세운 기준
후티의 표적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이번 공격은 후티가 스스로 내세운 기준에 어긋난다. 후티 고위 인사 무함마드 알부카이티는 10월 10일 리야드 공항 공격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멘의 공항·항구·병원·시장은 공격하거나 해쳐서는 안 되는 민간시설이고, 예멘의 이런 시설에 적용되는 규칙은 다른 모든 곳의 같은 시설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덴 공항은 바로 그 '예멘의 공항'이다. 무흐신 알우마리 예멘 교통장관은 2024년 이후 아덴 공항을 정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사나를 포함한 후티 지역의 환자·학생·해외 거주자들도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사일을 쏜 때와 자리를 보면, 후티의 표적 주장은 이 기준 앞에서 변명이 되지 못한다. 바드르 캠프는 공항에 붙어 있고, 공항은 열흘 전에도 같은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도 후티는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에 그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미사일은 승객이 탄 여객기 가까이 공항 구내에 떨어졌다. 군 기지를 노렸더라도 민간 승객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사상자가 없었다는 결과가 이 위험을 지우지는 않는다. 후티는 사우디 공항을 칠 때 '예멘 공항을 지키라'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정작 예멘 공항을 향해 미사일을 쏘었다.
같은 원칙, 다른 잣대
예멘 정부와 연합군의 규탄은 내용으로는 옳다. 알아리야니 장관은 이번 공격을 승객·승무원의 생명과 항행 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예멘 교통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로 규탄을 요청했다.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도 15일 후티의 민간 공항 공격을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원칙을 자기 공격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예멘 정부도 후티와 다르지 않다. 7월 예멘 정부가 친 것은 후티 통치지역 주민들의 유일한 국제선 활주로였다. 예멘 정부는 그 이유로 적의 후원국 항공기가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민간 공항이라도 적이 이용하면 쳐도 된다는 논리다. 이는 후티가 공항 옆 군 기지를 들어 아덴 공격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연합군도 10월 13일 사나의 연료시설을 공격하며, 후티가 민간 기반시설을 군사작전에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양측 모두 자기 공격은 군사적으로 쓰이는 시설을 친 것이라 하고, 상대의 공격은 민간시설에 대한 범죄라고 부른다.
이 구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7월 사나 공습을 두고 이렇게 지적했다. 2014~2022년에도 후티는 사우디 공항을, 연합군은 예멘의 핵심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했고, 그때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그 책임을 묻는 일은 거의 없었다.
공항에는 공항으로
아덴 공항 공격은 7월 사나 활주로에서 시작된 보복이 예멘 정부 소재지의 하늘길까지 닿은 장면이다. 사나 활주로가 막혔고, 후티는 아브하와 리야드의 공항을 쳤고, 이제 아덴 공항이 열흘 사이 두 번 공격받았다. 후티의 '사우디 사령부' 주장은 무엇을 노렸는지를 설명할 뿐, 운항 중인 민간 공항에 미사일을 떨어뜨린 책임을 덜어 주지 않는다. 후티 자신의 기준으로 봐도 그 책임은 후티에게 있다.
예멘 정부의 규탄은 옳다. 하지만 자신들의 사나 활주로 공격에도 같은 잣대를 대지 않는 한, 그 규탄은 상대에게만 적용하는 원칙으로 남는다. 양측은 모두 공항이 환자와 학생의 통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서로 상대가 쓰는 공항을 표적으로 삼는다. 그러는 동안 예멘 사람들이 나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항은 계속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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